양갱은 팥으로 만든 과자로 팥을 삶아 체에 걸러 나온 앙금에다 설탕과 한천을 섞어 굳혀서 만드는데 우리나라 전통과자인 한과(韓菓)로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사실은 일본에서 발달한 일본 과자이다. 일본말로는 요우깡(ようかん)이라고 불리며 해방 후 국내 제과업체인 해태제과에서 일본계 제과회사를 인수하면서 대표 제품을 그대로 이어받아 우리 입맛에 맞도록 변형해 만든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당시 양갱 한개의 가격이 50환, 100환짜리 두 종류가 있었다고 하고 당시의 막걸리 한 되 가격이 150환이었다고 하니 당시의 물가 시세, 그리고 경제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아이들이 군것질 거리로 마구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양갱(羊羹)의 유래
과자에 양고기 국이라는 뜻의 기상천외한 이름이 생긴 까닭은 양갱이 만들어진 유래 때문으로 양갱은 일본의 승려들이 중국에서 전해와 발전시킨 과자이다. 전래시기에 대해서는 12-13세기 가마쿠라 시대라는 설도 있고 14-16세기 무로마치 시대라는 설도 있지만 명확하지 않은데 문헌상으로는 무로마치 시대에 서당의 초급용 교과서인 정훈왕래(庭訓往來)에 간단하게 먹는 간식으로 양갱이 소개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양갱의 기원은 일본 불교인 선종에서 육식을 계율로 금지했기 때문에 정진요리로써 육식 대신에 팥을 쓴 것이 일본 양갱의 원형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른 이야기는 양갱이 실제 양고기 국물인 양갱에서 비롯됐다는 것으로 양고기로 국을 끓인 후 국물이 식으며 고기의 젤라틴 성분이 굳어져 말랑말랑한 식품이 되는데 옛날 중국에서는 양고기 국이 식어 말랑말랑하게 된 것을 간식으로 먹었는데 일본 승려들이 이것을 보고 일본으로 가져와 발전시킨 것이 현재 먹는 양갱의 기원이라고 한다. 모두 문헌의 근거를 토대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민간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는 민간 어원설을 바탕 으로 하고 있다.
양갱의 종류
시중에서 사 먹는 양갱의 포장지에는 연(鍊)양갱, 혹은 연(煉)양갱이라고 적혀 있는것을 볼 수 있는데 한자로 쇠금 (金) 변이냐, 불화(火) 변이냐의 차이일 뿐, 모두 불리다 또는 반죽하다는 뜻으로 같은 의미로 쓰인다. 어쨌든 우리가 먹는 양갱은 대부분 연양갱인데 양갱에는 연양갱, 물 양갱인 수(水)양갱, 그리고 찐 양갱인 증(蒸)양갱이 있다. 양갱은 팔을 삶아 체에 걸러 나온 앙금에다 설탕과 한천을 섞어 조린 후 굳혀서 만드는데 연양갱은 한천을 많이 넣어 굳힌 것으로 수분이 적고 설탕이 많이 들어가 저장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물양갱은 한천을 적게 넣어 수분이 많아 액체 상태이며 부드러운 것이 특징으로 가장 나중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예전 일본에서는 명절 음식으로 특별히 겨울철에 만들어 먹었다고 하며 반면 찐 양갱은 한천 대신에 밀가루 혹은 칡가루를 팥 앙금과 섞어서 찐 것으로 초창기 양갱의 형 태다.
양갱의 원료는 무엇일까?
한천은 우무를 동결 건조시켜 만든 식품으로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초인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굳혀 묵으로 만든 것이 우무인데 이것을 동결 건조시킨 한천은 아이스크림, 양갱 등 각종 식품의 원료로 쓰인다. 한천(寒天)은 차가운 하늘이라는 뜻으로 단어의 유래가 일본어 유래사전에 보이며 추운 겨울, 한 승려가 햇볕에 우무를 말리다 한천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설도 있고 17세기 교토에서 추운날 우무를 집 밖에 놓았다가 우연히 동결 건조된 우무를 얻게 되어 한천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영어로는 agar로 이 단어는 말레이에서 유래한 말로 현지어로 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무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여름에 콩국수 먹을 때 콩국에 들어있는 맑고 투명한 젤리같은 것이 바로 우무다. 재래시장에서는 투명한 우무를 갖가지 양념으로 무쳐서 간식으로도 팔고 있으며 우무는 우모(牛毛) 또는 우모초(牛毛草)라고 하는데 생김새가 마치 소털처럼 생겼다고 붙은 이름으로 옛날에는 여름철 궁중의 임금님에게 바쳤던 남해안의 특산물이었다. 과거 우리선조들은 남해 연안에서 생산되는 우뭇가사리(牛毛草)로 해마다 여름이면 투명한 우무묵(淸泡)을 만들어 궁궐에 진상하는데 사람들이 묵을 가늘게 썰어 초장을 쳐서 냉탕으로 만들어 마시면 상쾌해서 더위를 씻을 수 있고 갈증도 덜어낼 수 있다고 적었다. 참고로 우무(한천)와 곤약을 헷갈리는 사람도 많은데 우무는 해초인 우뭇가사리로 만드는 반면 곤약은 구약식물의 뿌리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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