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단기간에 에너지 음료가 성장한데는 물론 판매사의 세일즈마케팅 전략이 유효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문화에 편승한 탓이 크다. 업계 매출 분석 결과, 에너지 음료의 주 소비계층은 20~30대로 밝혀졌는데, 구매자의 6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령층은 어떤 이유에서 에너지 음료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 것일까? 클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에너지 폭탄주라는 신형 폭탄주로 나타나며 양주와 에너지 음료를 절반씩 섞어 마시는 이 폭탄주로 음료와 술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해서 베코올(Beverage+Alcohol)이라고도 한다. 가장 인기 높은 것은 독일산 양주 예거마이스터와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것이라고 한다. 술에 취한 채로도 쉽게 잠들지 않고 오랫동안 놀기에 그 만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아예 메뉴판에 등장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어서 야근과 회식이 많은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부스스한 아침에 정신 나게 하는 음료로 제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직 취업준비중인 수험생들에게도 물론 유행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유행은 다시 아직 10대인 청소년층에게도 불 번지듯 번져나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나 라 중고생들에게, 에너지 음료는 쏟아지는 잠을 쫓고 피로를 가시게 하는 수단으로 자연스럽게 유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전국의 5,405명 중고생 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은 에너지 음료를 자 주 마시는 이유로 53.3%는 잠을 쫓기 위해서, 32.3%는 피로를 가 시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들은 적어도 하루 한 캔 이상을 마시고, 두 캔 이상 마시는 학생도 부지기수이며, 심지어 시험때는 하루에 4~5캔을 마시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었다. 아직 전체 소비자의 23%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 청소년층이 에너지 음료 소비의 주 류가 될지 모르고, 이들이 몇 년 후에는 다시 20대 소비문화를 주도 해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게 하는 결과이다.
고카페인음료의 부작용
2012년 9월 메이저리그의 순위경쟁이 뜨겁던 어느 날, 당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1위를 달리고 있 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강타자 조쉬 해밀턴이 갑자기 시력이상을 호소하며 5경기나 결장하는 일이 발생했다. 눈앞이 흐려지면서 어느 한쪽에만 시선이 집중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빠르게 날아오는 투수의 공 궤적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야구선수, 특히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동체시력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 원인은 에너지 음료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각막염이었다. 카페인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의 하나로 각막이 건조해지는 증상을 겪은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밀 턴은 아메리칸리그 홈런 순위 1위였고, 텍사스 레인저스도 지구 1위로 포스트 시즌의 1차 관문인 디비젼 시리즈에 직행 하는 것이 별 탈 없어보였다.
그러나 해밀턴의 결장기간 동안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결국 1경기 차로 레인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해밀턴 본인도 1개차로 홈런왕 타이틀 획득에 실패하면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미겔 카브레 라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45년 만에 타율, 홈런, 타점 3관왕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이 후유증으로 자유계약선수로서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팀에 남는 것을 기대했던 해밀턴은 결국 에인절스로 팀을 옮겨야 했 고, 텍사스의 팬들도 땅을 쳤다. 왜 195센티미터의 장신에 100kg이 넘는 거구로서 엄청난 파워를 지닌 해밀턴이 에너 지 음료에 그토록 집착했던 것일까? 답은 해밀턴의 약력(藥歷)에도 있다. 가장 주목받던 신인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인해 마약과 음주에 빠지면서 야구장을 떠났다가 극적으로 복귀하면서 최정상급 선수로 다시 태어났지만, 치유되지 않는 약물중독이 마약 대신 고카페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러한 카페인중독의 부작용은 실제로 방송에서 직접 실시한 수면장애뇌파실험에서도 사실로 나타났다. 카페인중 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가들이 하나같은 목소리로 말했던 수면장애이다. 즉, 수면은 얕은 잠이라고 부르는 렘수 면(REM수면)과 깊은 잠이라고 부르는 논렘수면(Non-REM수면)을 반복하게 되어 있는데,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잠이 들 때까지의 잠복기가 길어지고, 깊은 잠에 충분히 이르는데 실패하면서 얕은 잠 위주로 수면이 구성되었던 것 이다. 즉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저하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앞에서 언급한 중고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 심부정맥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들 사이에 붕붕주스라는 칵테일이 수험생들 사이 에 예전부터 유행하고 있었는데, 고카페인 음료와 이온 음료, 비타민 음료를 섞어 만든 것으로 종류도 다양하고 각성 효과가 4일간이나 지속된다는 이유로 속칭 서울대 주스로도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 붕붕주스의 카페인 양은 아메리카노 한 잔의 10배나 달한다. 세 잔만 마셔도 청소년 일일 카페인 권장량인 125mg을 두 배나 넘길 정도이다. 이것은 성장기 필수 영양분인 칼슘의 흡수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두근거림, 홍조, 구토, 어지러움증, 불면증 등의 증상 과 함께 심하면 심장마비의 부작용도 유발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양을 계속 섭취한다면 성인에게도 골다공증, 식도 염, 위염, 설사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고카페인 음료의 사용 실태
대부분의 커피와 에너지 음료가 카페인 함량이 높은 고카페인 식품에 속하기 때문에 커피, 홍차, 녹차 등의 액상커피나 액상차, 코코아가 원료 로 함유된 대부분의 식품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것은 최근 카페인 음료시장의 급성장과 더불어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문제가 급속히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카페인 함량 이 0.15mg/ml라고 한다면, 보통 판매되는 에너지 음료의 평균 용량인 200ml로 환산 시, 30mg 이상이면 표시해야 한다는 것이 되는데, 실제로 식약처의 자체 조사 결과, 1 회 제공되는 포장단위로 환산 시 국내 유통 중인 에너지 음료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99 mg, 액상커피는 84mg, 커피전문점 커피는 123mg, 커피믹스는 48mg, 캡슐 커피는 74mg으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 났다.
이 중 얼마 전 미국에서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FDA에서 조사 중인 몬스터 베버리지의 에너지 음료는 카 페인 함량이 160~200mg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식약처에서 부랴부랴 발빠르게 카페인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역시 1~2년 내에 기형적으로 커져버린 카페인 음료 시장과 무분별한 유행 때문이다. 이 갑작스런 성장은 에너지 음료의 중독성과 함께 작년의 폭염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음료의 갈증해소기능을 에너지 음료가 상당부분 대체했던 것이다. 에너지 음료는 2011년을 지나면서 이미 300억원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뒤, 2012 년에는 약 400억원대까지 다시 성장했다. 2010년 40억원 규모 에 지나지 않았던 소규모 마켓이 불과 2년만에 10배로 커버린 것이다. 이러다보니, 에너지 음료간의 판매경쟁도 격화되었다.
마무리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입시지옥이라는 말처럼 각박한 경쟁의 환경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의 능률이라도 올리기 위해 고카페인 음료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고, 전술한 것처럼 에너지 폭탄주로 나타나는 알코올과의 병용도 음주문화의 특성상 확산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카페인은 고농도로 섭취할 경우, 복용하던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원치 않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주로서의 약물대사에 영향을 주어 부작용이나 독성을 증가시키는 경우이거나 같은 작용을 과도하게 증대시키는 경우이다. 먼저 두통약의 경우, 이미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페인 음료와 병용하면 초과된 카페인으로 인해 신경과민, 불면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상시 섭취할 경우, 반드시 두통약의 카페인 함유량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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