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다섯 가지뿐이지만 매운맛은 통각의 일종으로, 맛으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마시는 동안에도 코를 통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감지하여 매우 복잡한 형태로 맛을 지각하게 됩니다.
커피의 향
커피는 기호품이며 맛은 주관적이지만, 커피가 산업으로 발전함에 따라, 와인업계와 마찬가지로 커피에 대해서도 맛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고 품질을 높이려는 작업이 이뤄져 왔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커피의 기본 16가지 맛과 36가지 향을 범주화하여 향미분석표를 만들어 사용해 오고 하고 있으며, 커피 품질을 점수로 평가하는 것도 표준화되어, 일정 한 점수 이상을 획득한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라 불리며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커피 감정에 관한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므로 생략하고, 일반인의 입장에서 커피맛을 좀더 객관적으로 판단 하는데 도움이 될 몇 가지 기준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셜티커피협회(SCA)에서 만든 Coffee Taster's Flavor Wheel에 포함되어 있는 커피 향기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커피의 맛 알고 즐기는 방법
분쇄한 원두가루에서 나는 향기, 즉 물에 녹이기 전의 향기를 Fragrance라고 하고, 커피 액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향기를 Aroma라고 합니다. 향기는 자체로 커피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며, 커피 맛을 지각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물에 용해되는 순간 향기의 상당부분이 이미 소실되기 때문에, 분쇄된 가루의 Fragrance가 얼마나 화려한가만 보더라도, 커피의 맛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신맛
신맛은 영어로 acidity와 sourness로 신맛의 형태가 나뉘어져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단순히 신맛이라고 표현하다 보니,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깔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조건 신맛 나는 커피가 싫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신맛은 식초의 초산과 같은 부정적인 신맛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신맛은 로스팅에 실패하거나 잘못 만들어진 커피에서 나오는 맛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좋은 커피는 산딸기, 오렌지, 포도, 살구와 같은 밝은 신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큼한 맛이나 새콤달콤한 맛 이라 할 수 있으며, 산성도인 pH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커피가 가지고 있는 과일처럼 상큼한 맛을 잘 살려내는 것은 바로 좋은 로스터리 카페가 해내야 할 기본적인 숙제나 마찬가지입니다.
단맛
단맛은 모두가 동의하는 좋은 맛으로 누구나 객관적으로 반응하는 맛이기 때문에, 보통 단맛의 강도는 높으면 높을수록 좋습니다. 다만 마냥 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단맛이 상큼한 맛이나 혹은 쓴맛과 잘 어우러졌을 때 더 깊이를 지니게 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혀만으로 느끼는 커피 맛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향미란 후각을 포함하여 얻어지는 복합적인 맛의 감각을 지칭합니다. 단맛 하나만 예를 들어도 캐러멜같은지, 다크초콜릿같은지, 과일의 단맛인지 다 다른 것처럼, 혀와 코를 통해 복잡, 세분화된 맛들이 종합적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얼마나 좋으며 또 다양한지를 가지고 커피의 질을 평가할 수 있습 니다.
와인에서의 바디감처럼, 커피 역시 바디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처럼 묽은 느낌이 아니라 입안 가득 묵직하게 전해지는 느낌이 있는 커피를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촉감이 거친 것보다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커피가 좋습 니다. 좋은 커피는 마시고 난 뒤에도 깔끔하면서도 그 맛과 향의 기운이 오래 남습니다. 반대로 좋지 못한 커피는 그 뒷맛이 텁텁 하거나, 혹은 마실 땐 나쁘지 않았는데 그 여운이 금방 사라집니다.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아쉬움을 남기며,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모금 더 마시고 싶도록 손이 가게 하는 커피가 좋은 커피입니다.
커피 추출 (Coffee Brewing)방식
커피 추출은 물과 접촉할 때 커피 분쇄물에서 맛과 향을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은 커피의 오일과 향미 성분을 용해시켜 커피 음료를 만듭니다. 추출 방법에는 핸드 드립, 에스프레소, 프렌치프레스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원두(Roasted bean) 커피 추출이란 품질이 좋은 생두를 선별하여 각 생두가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포인트로 로스팅된 원두를 적정한 크기로 분쇄 한 후 커피가 가지고 있는 성분을 다양한 추출 기구를 가지고 물을 사용해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로 커피의 맛 과 향을 뽑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핸드드립 (Hand drip)은 분쇄된 커피를 여과지에 담은 후 드리퍼 위에 올려놓거나 천으로 된 융에 담은 후 드립 전용 주전자(드립 포트) 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깔끔한 커피를 본인의 취향에 맞게 추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숙달되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모카포트 (Moka pot)는 1933년 이태리의 알폰소 비알레띠 (Alfonso Bialetti) 에 의해 탄생하였으며 사용법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하여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추출기구이다 재질은 주로 알루미늄인데 그 외에도 스테인리스 도기 재질의 모카포트도 있으며 불에 직접 올려놓고 가열하는 직화식( 直火式 ) 추출기구이다.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는 이브릭(Ibrik 또는 ) 체즈베(Cezve)라 불리는 전용 기구를 사용한다 가장 오래된 추출 기구이며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커피를 거르지 않고 물과 함께 끓인 후 마시므로 강한 바디를 느낄 수 있으나 입에 많은 찌꺼기가 남게 된다. 그러므로 터키식 커피는 전용 밀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보다 더 곱게 분쇄해서 사용해야 한다.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는 1850년대 프랑스에서 처음 금속 재질로 만들었으며 1930년 칼리마니(Attilio Calimani) 라는 이탈리아인이 유리와 금속 재질의 현재 모습의 프렌치 프레스를 만들게 되었다. 커피 플레이버 성분과 에센셜 오일 성분이 컵 안에 남게 되어 바디가 강한 커피를 추출 할 수있으며 물과의 접촉 시간이 길어 풀 시티 정도의 원두를 굵게 분쇄하여 사용한다.
더치 커피(Dutch coffee)는 네덜란드 상인들에 의해 알려졌다하여 일명 더치커피(Dutch coffee)라고 하며 찬물로 장시간 추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로 추출함으로써 카페인이 별로 추출 되지 않으며 산화가 덜 되어 장시간 보관해도 맛의 변화가 적다 일반 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플레이버가 약해 물맛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용기나 외부의 냄새 등에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청결한 상태에서 추출을 해야 한다. 추출이 장시간소요되며 추출한 뒤 바로 마시면 맛이 없고 냉장고에서 며칠 정도 숙성 시킨 뒤 마셔 야 맛이 좋다.
로스팅은 무엇인가?
커피를 우리가 마시기까지 생두 커핑 로스팅 추출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생두(Green bean)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맛도 향도 없으며 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로스팅 과정을 통해서 원두(Roasted bean)가 되며 이 원두를 분쇄하여 (Ground bean) 추출을 하게 되면 비로소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되는 것이다.
생두에 열을 가하면 생두의 세포 조직이 파괴되면서 그 안에 있던 여러 가지 성분들 지방 당분 카페인 유기산 등이 밖으로 방출되며 맛과 향이 나게 된다. 생두에는 약 1,500 가지가 넘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로스팅을 통해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물질은 대략 700여 가지이다. 로스팅이란 원두조직을 최대한 팽창시킴으로써 원두가 지니고 있는 맛과 향을 표현하는 것이며 생두의 수분함량을 로스팅 포인트 에 맞게 최대한 방출시키는 과정이다.
커피는 생산국가에서 일부 소비되고 나머지는 수출되어 소비되는데 커피의 생산 국가가 주로 개발도상국인 반면 소비는 주로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 지역의 커피 소비는 단일지역으로 커피소비가 가장 많으나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도 스페셜티 커피의 소비가 최근 붐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커피 소비는 1980년대 이래 큰 변화가 없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의 소비가 약 20%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이 독일 일본의 순이고 그 뒤는 유럽 지역의 국가들이다. 커피 소비는 기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날씨가 추운 핀란드 노르웨이 같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이 세계에서 일인당 커피 소비가 가장 많고 미국에서도 커피숍은 대체로 날씨가 추운 지역에 많이 분포 되어 있는 사실로 보아 이를 알 수있다.
로스팅(Roasting)단계
커피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를 가공한 생두(Green Bean)에 열을 가하여 볶는 것으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공정으로 커피나무에서 채취한 커피열매를 잘 말려서 껍질을 벗겨낸 생두를 로스터 (Roaster)에 넣어 220℃ 전후의 온도로 가열하여 볶은 다음 빨리 냉각시킵니다. 볶는 과정에 따라 연한볶음(American roast, 산미와 쓴맛이 강하고 천연의 맛이 있음), 중간볶음(medium roast, 독일스타일로 향기, 맛, 빛깔이 좋고 부드러움), 강한 볶음(French roast, 지방성분이 표면으로 스며나와 오래 보관할 수 없으나 커피가공품의 재료로 많이 사용됨)으로 나누는데 그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며 로스팅 과정 중에 850여 가지 향기성분이 생성됩니다. 커피의 향미(Flavor)의 종류는 가공단계 및 화학적 반응에 따라 서로 상이하게 분류되며, 커피 향기의 종류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에서 만든 Coffee Taster's Flavor Wheel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피원두 감별방법
원두를 로스팅 하기 전에 로스팅의 강도를 결정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향미 평가를 통해 생두를 감별하여 분류하는데, 이를 커피 커핑(Coffee Cupping)이라고 합니다. 생두 상태에서는 정확한 맛과 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샘플 로스팅(Sample Roasting)이 필요하며 이 과정을 통해 로스팅을 진행하는 로스터(Roaster)는 커피 원두를 어떻게 로스팅 하여 상품으로 출시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오늘은 스페셜티란 무엇인지? 커피향기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좋은 원두 감별법에 대해서 궁금증을 해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일까요?스페셜티 커피는 품질이 뛰어난 커피를 의미하며,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에서 정의한 기준에 따라 평가됩니다. 평가기준은 점수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결점두는 350g 당 5개 이하여야 하며, 맛은 균형잡힌 맛, 독특한 풍미, 깨끗한 맛이 이어야 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어야 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특징은 고급 원두로 신선하고 깨끗한 원두를 사용하며, 재배부터 로스팅까지 모든 단계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일반 커피와는 다른 독특하고 풍부한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일반 커피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커핑 진행시 확인하는 항목은 총 11가지로 향기(Fragrance/Aroma), 맛(Flavor), 음용 후 맛(Aftertaste), 산미(Acidity), 풍부함(Body), 조화성(Balance), 균일성(Uniformity), 깨끗함(Clean cup), 단맛(Sweetness), 결점(Defects), 전체적인 느낌(Overall) 입니다.
마무리
개념적일 수도 있지만 커피의 여러 맛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졌을 때 더 좋은 커피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단맛이 좋다 하여 단맛만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것보단 잘 조화를 이루는게 중요합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마자 초반부에서 즉시 느끼는 맛과 마시는 동안 느껴지는 맛, 후반부, 그리고 후미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다 다릅니다. 좋은 커피는 이러한 변화도 자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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