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차(茶) 문화는 민족 문화의 주류라고 할 수 있다. 차라면 많은 차의 종류가 있는데 커피를 마시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맛과 향, 색이 좋고 건강을 지켜주는 우리의 전통차인 약차와 꽃차를 만들어 마시면서 차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 서로 친밀감이 생기고 인성 함양과 자기 수양이나 예의와 존경의 마 음이 새롭게 생길 것이다. 차 생활은 시대를 흘러오면서 민족정신의 원력을 회복시 켜 주었다. 인간다운 참 생활을 잃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생차, 꽃차와 약차는 건강음료 및 기호음료로써 커피 같은 것과는 달리 기호적인 차원을 넘어 건강을 위한 보재 (약재)로써 건강증진과 질병 예방에도 큰 영향을 나타내고 있다.
꽃차에 대해
규합총서에서는 매화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꽃송이를 칼로 따서 꿀이나 소 금에 절였다가 여름에 마시면 맛과 향이 그만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국화차는 몸을 가볍게 하고 늙지 않게 하여 장수한다. 그리고 근골을 강하게 하고 골수를 보하여 눈을 밝게 한다고 적혀 있으며, 풍현두통(風睍頭痛)을 치료하며, 술을 마시고 깨지 않을 때 이용한다고 전하고 있다. 본초강목에서도 국화차를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血氣)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여 쉬 늙지 않는다. 위장을 평하게 하고 오장을 도우며 사지를 고르게 하고 감기, 두통, 현기증에 유효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꽃은 영양 성분의 집합체로써 꽃잎 자체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도 좋고 향기가 주 는 이완작용, 혈관확장 등 현대인이 안고 있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우울증에도 도 움을 준다. 꽃차를 마시며 기분이 그윽해지거나 기분이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맛을 돋워주는 먹거리 재료로 피로를 풀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향기로운 꽃 차로 변주되고 있다. 꽃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외국에서 수입한 캐모마일이나 쟈스민, 메리골드와 같은 차가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우리 정서에 맞는 은은한 향의 꽃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든 꽃이 차의 재료가 될 수는 없고 꽃은 대체로 독성은 없으나 그 외의 많은 꽃에 독성이 있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꽃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역사속 차와 관련된 인물
차 씨를 처음 가져온 가야의 허황옥
허황옥(許黃玉, ?~188)은 금관가야 시조인 수로왕비 허황후라고 한다. 김해김씨 김해허씨의 시조로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가락국기(駕落國記)』에 따르면, 본 래 인도의 아유타(阿蹂陀, 아요디아) 출신의 공주로서 상제의 명을 받아 공주를 가락 국 수로왕(首露王)의 배필이 되게 하였다. 중국 사천(四川) 보주(普州)에서 한동안 정 착해 살았던 허황옥은 서기 48년 5월에 수행원 20여 명과 함께 금, 은, 폐물, 비단 등의 혼수품을 배에 가득 싣고 그해 음력 7월 27일에 수로왕이 기다리고 있던 별포 나 루에 도착했다.
이 때 허황옥이 배에 싣고 온 혼수품 중에 차 씨가 있었고, 이것이 우리나라 차 재배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허황옥을 통한 한반도 차 전래설의 요지이다.『가락국기』에는 수로왕 이후 가야 왕들이 제사상에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차 재배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허황옥을 통한 한반도 차 전래설의 요지이다.
지리산에 차 씨를 심은 신라의 대렴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신라 42대 왕인 흥덕왕(興德王) 3년(828) 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 씨를 가져와 돌아왔는데, 왕이 이를 귀히 여 겨 지리산에 심게 했다. 차는 이미 선덕여왕(善德女王 재위 632~647) 때부터 있었지 만 이때에 이르러 번성하게 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7세기에 이미 차가 존재했 음을 알 수 있다. 대렴공이 차 씨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현재 지리산 일대에는 야생차 군락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다산 정약용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실학을 집대성한 학자로 차 문화의 부흥을 이끈 선두주자로서 다산 유적지로 정비되어 차나무를 가꾸 고 제다원 차를 맛보며 학문에 몰두했다. 그의 제자들은 다신계(茶信契)를 조직해 차 를 만들어 마시며, 신의를 다지고 스승을 기렸다. 다산 기념관에는『목민심서(牧民心 書)』『경세유표(經世遺表)』『흠흠신서(欽欽新書)』등 다산의 대표적인 저서와 친필 이 전시되어 있다.
초의선사
초의(草衣, 1786~1836)선사는 성은 장씨이고 이름은 의순, 본관은 안동이다. 법호는 초의, 당호는 일지암(一枝庵)인 초의선사는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다도를 정립한 다 성이라 부른다. 초의선사는 최초의 차 관련 서적이자 중국의 육우가 쓴『다경』에 견 줄만한『동다송(東茶頌)』을 저술한 장본인이며, 학문에 두루 통달하여 시(詩)․서( 書)․화(畵)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초의가 제다와 차 생활에 대한 다양한 내용 을 담은 책을 낸 이유는 승가의 차 풍습을 이어가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도를 전하 기 위해서였다. 초의는『동다송』을 통해 차나무의 생태와 차 만드는 방법에 이르기까 지 풍부한 지식을 시의 형식으로 담아냈다. 특히 중국과 우리 차를 만드는 법을 비교 하며 우리의 차가 지닌 우수성을『동다송』과『다신전』두 저서로 우리 차 문화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초의 선사는 한국의 다성(茶聖)으로 꼽힌다.
봄에 마시기 좋은 봄 꽃차
창밖의 온화한 햇살에 기분마저 설레는 계절이다. 이 좋은 날, 고운 자태를 뽐내며 색색의 꽃들도 앞다퉈 피고 있다.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 는 꽃을 차로 마신다면 어떨까.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계절별로 피고 지는 꽃을 이용해 차를 즐겼다고 한다. 풍부한 영양소에 다채로운 향까지 가득한 꽃차를 눈, 코, 입으로 음미해 보자.
쑥꽃차
꽃줄기까지 차로 마실 수 있는 쑥꽃차는 향긋한 쑥향과 함께 피 어나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다른 도구 없이도 꽃줄기가 있어 차를 우리기 편하다. 시원한 향과 깔끔한 맛을 가진 쑥꽃은 노화 방지 및 세포재생 능력도 뛰어나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여성에 게 특히 좋다.
벚꽃차
봄이 되면 가장 기다려지는 연분홍 벚꽃을 집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찻잔에 말린 벚꽃과 뜨거운 물을 붓고 조금 기다리면 찻물이 은은한 꽃물 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겹겹의 벚꽃이 찻잔 안에 서 활짝 피었다면 마시기 좋게 우러났다는 뜻. 벚꽃차는 색과 향기, 맛과 효능까지 다 갖춰 예전부 터 기침과 숙취의 약차로 쓰였을 만큼 효능도 좋다.
사월의 목련차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목련. 비염과 기관지에 좋은 효능을 지녀 약재로 쓰이는 목련은 꽃봉오리를 덖어 차로 즐길 수 있다. 알싸하면서 그윽한 목련 차는 따뜻한 성질을 지녀 평소 추위를 많이 타거 나 몸이 냉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일교차가 큰 요 즘, 호흡기 질환 예방으로 따뜻한 차를 찾고 있다 면 심미적으로 아름답기까지 한 목련차를 추천 한다.
장미꽃차
조금은 색다른 맛과 향을 찾고 있다면 허브와 꽃을 블렌딩 한 차를 추천한다. 평소 히비스커스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들었지만 새콤한 맛이 부담스러웠다면, 장미와 조화 롭게 어우러진 이 차를 마셔 보는 것도 방법이다. 붉 게 물들어 보기에도 좋고 맛과 향도 한결 부드럽다. 나른한 오후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상큼한 맛의 블 렌딩 차를 마셔보자.
마무리
옛 선비들은 꽃을 눈으로만 즐기지 않았다. 변하는 계절마다 꽃차를 곁에 두고 삶에 흥을 돋우었으며 조선 헌종때 실학자 이규경은 그의 책 오주연문장전산고 에서 봄철에는 새벽에 일어나 말린 매화를 다려 차를 만들며 장미 이슬로 손을 씻고 옥유향을 피운 다음 정오에는 샘물을 길어다가 햇차를 달인다며 선비의 맑은 일상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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