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야기] 한국 다기의 역사와 다기 및 다구의 종류
[차이야기]

[차이야기] 한국 다기의 역사와 다기 및 다구의 종류

슈가콩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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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차를 즐겨 마신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약용(藥用) 의 기능이 있어 건강에 이롭기 때문이며, 둘째는 정신세계를 밝혀주어 사색의 공간을 넓혀주 고 마음의 눈을 뜨게 해주기 때문이다. 셋째는 다도(茶道)를 통해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를 갖추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장점을 갖춘 차 문화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 삼국 에서 주도하여 발생과 완성, 그리고 이를 널리 보급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 차 문화의 시초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고조선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삼국시대에 본격적으로 보급되었다. 고려 시대에는 왕실과 귀족, 승려들 사이에서 널리 음용(飮用)되었으며 민간에게까지 대중화되었 다. 그러나 조선시대는 국가 정책과 유교 정치로 인해 침체기를 맞이하였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그 맥이 거의 사라질 무렵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년)와 다산(茶山) 정약용(丁 若鏞; 1762~1836년),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년) 등이 주축이 되어 다양한 자료가 체계적인 문헌으로 정리되고 차의 효능과 효과 그리고 올바른 해석이 이루어져 현재 에 이르고 있다.

한국 다기(다관)의 역사

차를 마시는데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다기는 도자기나 나무, 대나무, 금속류(철, 은, 금, 동), 옥, 유리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드는데, 현재 전하는 대부분의 전통 다기는 무기물의 특성 을 갖춘 도자기가 대부분이다. 도자기는 차를 담고 끓이고 마시는 등 가장 단순한 일차적인 실용성에 그 기능이 있으나 차인(茶人)에게 도자기는 정체성을 갖춘 풍골(風骨)․매력을 지 닌 운치(韻致)․덕성을 갖춘 격조(格調)․정신이 깃든 성령(性靈) 등을 지닌 멋과 매력을 갖추고 고유한 품격이 깃들어 있어 자신의 마음과 소통하는 기물을 진정한 다기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유약과 태토가 완전히 일체를 이루면서 입에 닿는 부드러운 질감과 유려한 색상을 띄며 차의 미감(味感)에 알맞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있어 좋 은 다기란 풍류를 갖추고 멋스러우며 다기를 사용하는 차인의 품격을 높여주어야 한다. 물질 적이기 보다 정신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켜 철학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와 소박하고 질박하며 자연스러운 멋이 있어야 한다. 시대별 다기의 변화와 다양성은 차 문화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따라서 다기는 그 시대상을 말해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차 문화의 변화에 따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발전 되던 도자기 역시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다기의 다양성은 우리나라는 물론 같은 문화권인 중국과 일본의 차 문화 변천에도 많은 영향을 주어 도자기로 만든 다기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시대별 차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에 사용하였던 다기 들의 실체를 다양하게 알아야하고, 문헌 기록과 그림, 자기 등을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던 다기들의 기능과 용도, 크기, 구조 등은 당시 차 문화의 형태와 용도 등에 따라 사용에 편리하도록 만들어져 거기에는 그 시기 차 문화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즉, 팽다법(烹茶法)과 점다법(點茶法), 전다법(煎茶法), 암다법(唵茶法) 등 그 시대에 유행한 제다(製茶)와 음다 방법 등에 따라 다기의 형태와 구조가 다르며, 여기에 더하여 지역적인 풍토와 정서가 반영되어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다기도 차 의 종류와 풍토에 따라 조상들의 문화와 사상 등을 반영하면서 발달되어 비색을 자랑하는 청자와 자유분방을 갖춘 분청자, 단아함을 잃지 않은 백자 등으로 다양한 다기를 제작하였다.

 

청자는 비 개인 맑은 가을 하늘을 닮은 창공의 색으로 발전되었고 무늬는 자연에 대한 동경과 고요한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동양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 무상의 세계와 적정의 세계를 표 출하고 있다. 분청자는 자유분방하며 활달한 색감을 갖는 특징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다기는 자연에 대한 접근과 자유분방을 추구하는 인간의 심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기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차를 마실 수 없다고 할 만큼 찻자리에 대한 의례와 규정은 매우 엄격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차 마심에서는 장소나 상황에 따라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일부 생략해도 되는 과정과 다기 또한 있었다. 그리고 다기들은 차의 생산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생산되는 차의 유형에 따라 다기의 형태와 크기, 용도, 유색 등이 지역별로 모두 다르 며 그 속에 비춰지는 음다 방법 또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즉, 생산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 와 거기에 어울리는 다기들이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 또한 고려나 조선에서 생산되는 차와 음다 방법이 영향을 미쳐 우리 민족만의 독자적인 미감(美感)을 갖는 자기를 생산하게 되었다.

다기(다구)의 종류

차를 끓이고 마시는데 필요한 다기는 아름다움을 갖춘 전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 활에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편리함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다기는 개인의 취향과 편리 함을 갖추고 예술성을 포함하고 있다면 더욱 좋다. 이처럼 다기는 개인의 취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선호도에 따라 다기의 형태와 내용들도 매우 다양하게 제작되었다.

다관(茶罐)

다관은 찻잎을 우려내는 그릇이다. 다관의 생명은 첫째, 체가 가늘고 섬세하여 차 찌꺼기가 새어 나오지 않아야 한다. 둘째, 꼭지가 잘 만들어져 차를 따를 때 찻물이 잘 멈추어 줄줄 흘 러내리지 않아야 한다. 셋째는 속이 희어 차의 양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운치가 더 있으며 생김새도 여러 가지인데 형태에 따라 이름도 다르게 부른다. 손잡이가 옆으로 꼭지와 직각을 이루는 것은 다병(茶甁)이라고 하며, 다호(茶壺)는 손잡이가 꼭지의 뒤쪽 반대 방향에 상하로 접착된 것을 이른다. 손잡이를 대나무 뿌리 등으로 만들어 꼭지와 뒤편에 연결하여 부착시킨 다관 등이 있다. 다관을 만드는 재료는 도기나 자기로 만든 것이 좋고 은이나 철, 구리 등을 사용하는데 도자기가 품위와 격조를 갖춘 가장 좋은 재료이다.

찻잔(茶盞)과 찻잔 받침(茶托)

찻잔은 차를 따라 마실 때 쓰는 그릇으로 도자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흰색이 차의 빛깔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가장 좋고 청자나 남백색(藍白色) 잔도 좋다. 찻잔은 그 종류가 매우 많은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과 빛깔을 선호하고 있다. 재료는 금과 은, 동, 옥, 나무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기로 만들며 그 형태에 따라 완과 잔, 배(杯․盃), 대 접(大楪), 발(鉢) 등으로 구분된다. 찻잔 받침은 금과 은, 동, 철, 자기, 나무 등으로 만드는데, 사용할 때 소리가 나거나 잘 깨지 고 녹이 쓰는 등의 단점이 있어 나무로 만든 받침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나무는 여러 가지 형태로 만들 수 있으며 결을 살려 멋을 추가할 수 있고 옷칠을 하여 실용성을 높일 수 도 있다. 또한 조각 천으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숙우(熟盂)와 탕관(湯罐)

잎차용 탕수(湯水)를 식히는 사발로 다관에 찻물을 부어주기 전에 끓인 물을 적당한 온도 로 식혀주는 다기이다. 말차(抹茶)에서는 쓰지 않지만 잎차에서는 필요한 그릇이다. 도자기 로 만든 것이 좋으며 탕수를 따르기 편리하도록 한쪽에 귀가 달린 것이 좋다. 귀대접과 비슷 하며 크기는 다관 크기와 어울리면 좋다. 옛날에는 숙우를 사용하지 않고 계절에 따라 투다법 (投茶法)을 써서 알맞게 맞추었다. 비슷한 도구로 다해(茶海)와 공도배(公道杯)가 있는데 다 해는 다관에서 차를 우려낸 후 찻잔으로 차를 따르는 중간 과정에서 쓰이는 도구이며, 공도배 는 우려낸 차가 일정한 농도가 되도록 한꺼번에 따랐다가 잔에 나누어주는 그릇이다. 탕관은 찻물을 끓이는 주전자로 은과 동, 철, 돌, 자기, 옹기 등 여러 종류가 있으나 돌솥이 제일 좋고 자기나 옹기, 은제품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철이나 동제품은 녹이 나고 냄새가 나 서 좋지 않다. 크기는 보통 반 되 들이부터 큰 것은 서너 되 짜리까지 있다. 큰 것 보다는 작은 것이 아담하고 예쁘지만 한 차례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 형태도 여러 가지로 솥과 같은 것에서부터 주전자 종류까지 다양하다.

항아리(水桶)와 퇴수기(退水器)

물 항아리는 차 끓일 물을 담아두는 도구이다. 도자기를 주로 쓰지만 돌로 된 것도 좋다. 집 안에 좋은 샘이 있으면 필요성이 적지만 물을 저장할 경우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좋은 그릇이 있다면 좋지만 옹기를 사용하여도 좋다. 퇴수기는 차 도구를 씻는 그릇이다. 다관에 있는 덥힌 물을 버리기도 하고 차 찌꺼기를 씻 어 내기도 한다. 재료는 자기를 쓰기도 하지만 나무로 만든 것을 써도 좋다. 나무는 부딪쳐 깨질 염려도 없고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찻상(茶床)과 다반(茶盤), 차수저

찻상은 은과 동, 나무, 대나무 등으로 만들어 사용하는데 그 중에서도 나무로 만들어 옻칠 을 하고 자개를 박은 것이 많다. 찻상은 둥글거나 네모진 것이 대부분인데 너무 커도 안 되고 너무 작아도 볼품이 없다. 다관과 찻잔 그리고 숙우와 차수저 등 행다시에 다기를 올려놓을 수 있는 적당한 크기면 좋다. 또 다리가 달린 것과 다리가 없는 것이 있는데 사용하기에 편리 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보통 찻상은 두 개를 사용하는데 형편에 따라 하나 또는 세 개를 쓸 때도 있다. 차 끓이는 사람의 용도와 편리함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다반은 다기를 정돈해 주는 도구용의 다반과 찻잔을 나르기 위한 다반이 있다. 재료는 나무 와 대나무가 많고 모양은 원형, 정사각형, 직사각형, 타원형, 팔각형 등이 있다.

 

또한 직접 판 위에 퇴수(退水)를 붓는 수반(水盤)과 그렇지 않는 건반(乾盤)이 있다. 차수저는 차시(茶匙)와 차측(茶則)의 두 유형이 있는데 차통에 들어 있는 잎차와 가루차 를 다관에 옮길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특히 가루차 수저는 차를 옮기는 기능과 함께 다관의 구멍이 막혀 찻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구멍을 뚫거나 행다(行茶) 후 차 찌꺼기를 꺼낼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양면을 활용한 경우도 있다. 재료는 금과 은, 동, 철, 나무, 대나무 등이 있는 데 동이나 철은 녹이 쓸기 쉽고 냄새가 난다. 따라서 나무나 대나무로 만들어 옷칠을 하여 사용하거나 대나무로 만들어 쓰면 가장 좋다. 대나무는 차의 성질과 잘 맞아 차 향을 해치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으며 적당히 문양을 새겨 꾸미면 아름답고 습기에도 강해 좋다.

차협(茶夾)과 차선(茶筌), 바가지(杓子)

뜨거운 찻잔을 찻상에 옮길 때나 뜨거운 물로 씻은 다관 뚜껑 등을 옮길 때 사용하는 도구 이다. 재료는 대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차선은 다완에 가루차를 담고 끓인 물을 부은 다음 이를 휘젓는데 사용되는 말차용 도구이 다. 가는 대나무 껍질과 싸리를 엮어 용수나 통발처럼 아주 가늘게 만든 작은 솔의 형태이다. 차선의 손잡이 부분은 수절이라 하며 젓는 부분은 수선이라 한다. 물바가지는 탕관에서 물을 떠낼 때 쓰는 국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도구이다. 보통 대나무로 만들어 쓰는데 표주박을 반쪽 내서 쓰는 경우도 있다. 옮기기 편리한 탕관에는 필요하지 않으 나 솥으로 된 탕정(湯鼎)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차수건(茶巾)과 차상포(茶布)

차수건은 다관과 찻잔 등 다기를 닦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가는 마포를 쓰는 것이 좋다. 마포는 때를 잘 받아 내고 멸균 작용도 하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크기는 너무 커서 사용 하기에 거추장스러우면 안 되고 너무 작아도 안 된다. 차상포는 예부터 빨강색과 남색으로 안팎을 삼아 만들었는데, 빨강색은 부정을 타지 말라 는 뜻이며 불의 빛깔로 짐승이나 벌레들이 꺼리는 색이다. 다기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덮어두 는 것으로 찻상을 덮을 만한 크기가 좋다. 빛깔이 너무 울긋불긋하고 요란하면 속되고 천박하 게 보인다. 이외에도 화로(火爐)와 향로(香爐), 차통(茶桶), 다과상(茶果床), 그리고 다실(茶室)을 분 위기 있게 꾸밀 수 있는 꽃꽂이, 서화(書畵), 난초, 수석, 분재 등을 갖추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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