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방광염을 가진 사람은 30명 중 1명 정도라고 해요. 그중에서도 약 94%가 여성이라고 합니다. 제 주변에도 방광염을 가진 지인이 있었는데, 통증도 엄청나다고 하고 소변을 참으면 안 된다고 해서 길을 걷다가도 급하게 같이 화장실을 찾으러 뛰어다니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오늘은 방광염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 방광염에 좋은음식도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방광염이란
방광염은 방광과 요도에 감염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전체 여성의 40%~50%가량의 여성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겪는 흔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자잘한 불편을 일으키는 질환인데요. 가벼운 증상일 경우에는 며칠에 걸쳐 서서히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방광염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거나 오랜 시간 낫지 않는다면 내원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신장 문제로 이어지지 않아요.
세균이 요도를 통해 요로 안으로 들어와 요로 점막에 부착해 염증을 일으킨 질환을 “요로감염(urinary tract infection)”이라고 합니다. 세균이 방광에만 머물러 있으면 “방광염(cystitis)”, 요관을 타고 신우와 신장까지 올라가 염증을 일으키면 “신우신염(pyelonephritis)이 됩니다. 평소 특별한 이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요로감염 증상이 빠르게 심각하게 나타나는 경우를 “급성 단순 방광염” 또는 “급성 단순 신우신염”이라고 합니다.
방광염 원인
방광염은 대장균 등 대장에 서식하거나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면 발생됩니다. 여성들은 요도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남성보다 세균 침입이 쉬워 방광염에 더 쉽게 걸립니다. 이는 용변 후 뒤에서 앞으로 닦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 더욱 쉽게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며 탐폰을 이용할 때에 감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관계 시 발생하게 됩니다. 방광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대부분 자신의 대장에서 유래한 장내세균입니다. 대장균(Escherichia coli)이 80%정도로 가장 흔한 원인균이고, 그 밖에 클레브시엘라(Klebsiella), 장알균(Enterococcus), 황색포도알균(Staphylococcus saprophyticus), 녹농균(Pseudomonas) 등이 요로감염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세균이 방광에 들어왔다고 항상 방광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우리 방광은 유해 세균에 저항하는 방어 작용이 있습니다. 우선 소변을 보는 것 자체가 방어 작용입니다. 배뇨는 방광 내 소변에 들어 있는 유해 세균을 밖으로 배출해 제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소변을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상승합니다. 두 번째로 소변 속에는 해로운 세균과 싸우는 여러 자연 면역인자가 있습니다.
먼저 이들은 세균에 부착해 유해 세균이 요로상피에 부착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방광염은 우리 몸의 면역 상태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몸이 피곤해 이런 면역인자들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못하면 방광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방광염을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단순 방광염은 남성에게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여성에서 생깁니다. 그 이유는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에 있습니다.
남성은 요도가 길기 때문에 외부 세균이 방광까지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요도와 방광 사이에 전립선이라는 장기가 있어 방어 역할을 합니다. 반면에 여성은 요도가 4 cm 정도로 짧아 방광 안으로 세균이 쉽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특히 성관계는 외부 세균을 요도 안으로 밀어 넣는 셈이 되어 여성 방광염 발생과 관계가 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여성의 요도는 질 안에 있기 때문에 항문에서 출발한 장내세균이 요도에 도달하려면 질을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건강한 질은 방광염을 예방하는 방어막이 됩니다. 건강한 질 속에는 유익균인 유산균(Lactobacillus)이 살고 있어 유해 세균을 억제합니다. 폐경 후나 질을 너무 자주 씻는 등 질내 유산균이 적어지는 상황에서는 방광염이 잘 생깁니다.
방광염 증상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을 볼 때에 타는 듯한 통증이 있으며 평소에도 아랫배 통증을 느낄 수 있어요.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을 평소보다 자주 그리고 급작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소변을 누고 나서도 잔뇨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습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장기이므로, 방광염의 증상은 주로 소변과 관계가 있습니다.
소변을 볼 때 아프고(배뇨통), 소변을 자주 보고(빈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급박뇨) 수 있습니다.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소변이 남아 있는 느낌(잔뇨감)이 듭니다. 방광이 위치한 아랫배도 아플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에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습니다(혈뇨).
급성 단순 방광염 증상은 모두 갑자기 나타나고,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줍니다. 하지만 방광염 자체는 전신 증상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방광염 증상에 발열, 오한 같은 전신 증상과 옆구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급성 신우신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소변의 색도 평소보다 짙고 탁하며 냄새도 강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혈뇨를 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사람에 따라서는 고열, 식욕 감퇴, 구토, 피로감 등을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방광염은 별다른 조치 없이도 호전되는 경우가 꽤 많지만 혈뇨가 있거나 통증이 심하며 수일이 지나도록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원 후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내원을 하게 되면 소변검사를 통해 정확한 결과를 확인하실 수 있게 됩니다.
방광염 좋은음식
크랜베리의 프로안토시아닌 성분은 요로 감염을 미리 관리하는 데에도 좋고, 염증 완화에 이로운 영향을 기대할 수 있는 성분이라 방광염을 가진 분들에게 적합한 음식입니다.
수분이 많으며 비타민이 풍부하여 항산화 작용,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주는 연근도 방광염이 있을 때에 먹기 좋은 식품입니다. 늙은 호박은 노폐물을 배출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방광염에 있는 염증을 개선하기에 좋은음식이라 할 수 있어요.
샐러드에 많이 사용되는 양상추도 이뇨작용을 촉진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 방광염을 미리 관리하고 싶으시거나 이미 방광염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양상추는 칼로리도 100g에 11kcal로 낮은 편이라 평소에 방광 건강을 지키면서 체중 관리도 하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한 식품입니다.
이 외에도 옥수수수염이나 토마토, 은행, 블루베리, 파의 뿌리 부분이 방광염에 좋은음식으로 알려져 있어요.
방광염 치료
급성 단순 방광염의 치료 목적은 신속한 증상 완화입니다. 일반 감기처럼 며칠 만에 저절로 회복되기도 합니다.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항생제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진통제 만으로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2~3일 내로 호전이 없다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방광 내에 증식 중인 세균을 죽여 없애는 약입니다. 방광염에 권장되는 경구용 항생제가 따로 있으며, 병의원에서 처방받아야 합니다. 1회 복용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도 있으며, 보통 치료 기간은 3~5일 정도로 짧습니다. 항생제 치료 후 1주일 내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 내성균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치료 전 소변 배양검사를 시행하였다면 배양된 세균이 어떠한 항생제에 잘 듣는지를 알 수 있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같이 시행되며, 그에 따라 효과적인 항생제로 변경하기도 합니다. 간혹 소변 검사에서 세균이 관찰되는데, 증상은 전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무증상 세균뇨라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 방광에는 어느 정도의 세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 세균이 병을 일으키거나 우리 몸에 해를 입히지 않으면 아무런 증상이 없으며, 이때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임산부나 요로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시술이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무증상 세균뇨라도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방광염을 예방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관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빈번하고 규칙적인 배뇨를 위해 충분한 수분(하루 1.5 L 이상, 평소 섭취량에 추가)을 섭취해 방광 내 유해 세균을 배출합니다.
2.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고, 소변을 참지 않습니다.
3. 비타민 C가 함유된 오렌지 주스를 섭취합니다.
4. 성관계 후에는 즉시 소변을 봅니다.
5. 배뇨나 배변 후 세정은 앞에서 뒤로 합니다.
자주하는 질문
Q. 질을 자주 세정하면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되나요?
A. 질 내 세정은 질 분비물 제거, 생식기 청결, 월경 후 잔여물을 씻어내기 위해 시행합니다. 그러나, 너무 자주 씻어내면 질염이나 방광염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질 내 세정은 뒷물이라고도 하며 세척액으로는 물이나 비눗물, 식초액, 시판용 또는 처방용 질 세정제 등을 사용합니다.
건강한 여성의 질에는 여러 종류의 세균이 조화를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그 중 유산균(Lactobacillus)는 가장 많은 수를 이루어 질 내 세균총을 지배하여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있는 유익한 균입니다. 과도한 질 세정은 질 상피세포가 파괴되고 유익한 유산균까지 제거함으로써 질 내 산도가 알칼리화 되고 오히려 유해 세균의 질 감염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많은 여성들이 생식기 청결을 위해 질 세정이 건강한 위생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신념입니다. 질염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질 내 세정은 자가 치료보다는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Q. 방광염은 성병(성매개감염병) 인가요?
A. 성병(성매개감염)은 성관계에 의해 사람과 사람 간에 유해 미생물이 전파되는 전염병입니다. 방광염은 성관계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성병은 아닙니다. 성 상대자의 유해 세균이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장내 유해 세균이 질을 거쳐 방광으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병의 원인균은 임균, 클라미디아, 마이코플라즈마 제니탈리움, 트리코모나스 등이며, 성관계에 의해 남성의 요도에서 여성의 질이나 자궁경부로 전파되어 질염이나 자궁경부염을 일으키지만 방광염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Q. 재발성 방광염은 항생제 치료를 더 오래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재발성 방광염은 기본적으로 발생 횟수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거듭된 항생제 사용으로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항생제 치료에 실패할 수 있으며, 새로운 항생제 사용 등으로 인해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방광염 발생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로 비항생제 요법을 사용합니다.
환자 자신이 방광염 발생에 대한 위험한 행동을 관리하는 행동 요법이나 면역증강 약물복용 등을 우선 시행합니다.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은 항생제로 인한 여러가지 부작용을 막을 수 있으며, 항생제 내성 발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항생제 요법이 실패했을 경우에는 항생제를 이용한 예방 요법을 선택해야 하며, 이때는 대부분 장기간의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경우이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협의하여 득과 실을 따져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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